플래시 아트(Flash Art) 잡지 1-2월호: 양혜규 작가 인터뷰 소개







담당자: 전민경 (02-3210-9885)
웹사이트: http://www.flashartonline.com/

Flash Art 1-2월 호는 Flash Art Asia 라고 불리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시한다. 이번 Flash Art Asia에서는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인 양혜규 작가의 인터뷰가 게재되었다. 아스펜 미술관 디렉터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Heidi Zuckermann Jacobson(하이디 주커만 제이콥슨)은 양혜규 작가를 직접 인터뷰하였는데, 이는 작년 7월 아스펜 미술관에서 열렸던 양혜규 작가의 초대 개인전 <축지법 Art and Technique of Folding the Land>에 대한 것이었다. 아스펜 미술관 전시에서 보여진 작품들은 작가가 현장에서 수집한 재료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장소 특정적 성격의 신작에 관한 것으로서 작가특유의 시지각적 탐구의 내러티브가 담겨있다.
이번호에는 이 인터뷰외에도 Giancarlo Politi와 Lucy Rees가 담당한 주요 예술기관, 비엔날레, 갤러리, 큐레이터, 컬렉터를 조사한 , 한국작가 강익중의 인터뷰, 인도 작가 T.V. Santhosh 인터뷰, 중국 작가 Zhang Yu의 작품 세계에 관한 소식을 소개한다.

* 플래시 아트 잡지 (Flash Art Magazine)
플래시 아트는 격월로 발간되는 현대미술 전문 잡지이다. 1967년 이탈리아 출신의 미술 비평가 Giancarlo Politi에 의해서 창간되었으며, 밀라노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플래시 아트는 2가지 버전으로 출판되는데, 이탈리아어로 출판되는 Flash Art Italia와 영어로 출판되는 Flash Art international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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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di Zuckerman Jacobson: 이번 아스펜 미술관 전시 제목에 대해서 얘기해 주세요.
Haegue Yang: 이번 전시 제목 “The Art and Technique of Folding the Land”(축지법)는 제가 늘 마음에 담고 있는 한글 단어를 풀어 설명한 것입니다. 전시명 “The Art and Technique of Folding the Land”는 땅을 접어서 산과 산 사이를 날아다니는, 이 세상에서 통용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매우 특별한 기술을 의미합니다. 저는 고대 도교 사상에서 이러한 기술을 묘사한 것을 발견했는데요, 신비롭고 영적이라는 면에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또 동시에 우리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장소나 사람 사이의 거리를 극복하려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하는 작가 중 하나로서, 여기서 비롯되는 감정과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즉, 스스로 타자와 관계를 맺는 동시에 홀로 있는 것과 같지요. 특히 전시 일정에 맞춰 여행할 때, 이러한 감정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저는 현대의 삶 속에 존재하는 일상적인 면들을 도교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HZJ: 당신 작업을 보면, 일상적인 것의 시적인 창조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품에 사용되는 오브제 대부분은 슈퍼마켓이나 전자상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지만 당신은 여기에 털실 등의 다른 것들을 덧붙이죠. 이처럼 일상적인 사물들을 취하고, 그것을 조금씩 다르게 변화시키는 것에 마치 통찰력을 부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HY: 저는 이러한 과정을 “길들이기(domestification)” 라고 얘기하는데, 이것은 재료나 오브제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저는 스스로 느끼기에 관찰자나 방문객 위치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길들여지기를 원합니다. 당시 제가 생각과 감정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저는 그 장소 안에서 혹은 그 사람으로부터, 그리고 그 순간, 사건, 만남에 의해서 길들여지는 것을 느낍니다.

HZJ: 저에게는 그 언급이 희망적인 생각이라고 느껴지는데요, 왜냐하면 이는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것보다 더 대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일상적인 행위 ? 예를 들어 청소, 혹은 그와 같은 반복적인 일 ? 를 살펴보고, 그것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이런 면에서 희망찬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HY: 저는 불평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는 특이한 낙천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모나게 들리겠지만, 저는 고통이나 불편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낙천적입니다. 저는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겨내는 상황 속에서 고결함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는 넘치는 에너지와 가능성을 가지고, 어렵고, 고통스러우며, 힘든 것들을 위엄 있고 고결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사람들이 항상, 또는 순간적으로라도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러한 약간의 관용이 늘 필요합니다. 관용이 사회적으로 관련이 있다면, 인내는 그보다는 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관용에서 시작해서, 상대적인 것보다 더 완벽한 인내에 이르고자 합니다.

HZJ: 관람객이 당신의 작품에서 어떻게 설득 당하는가가 매우 흥미로운데, 왜냐하면 당신의 작품을 보면, 매우 비슷한 요소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관람객은 편안함과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작품을 대할 수 있습니다. 관람객은 작품에서 보여지는 야채 스티머, 나무조각, 스팸통, 뜨개질 등을 알아볼 수 있죠.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알아본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심오한 인생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우리 모두 진정으로 이해하고 알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할 것입니다.
HY: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맞는 말입니다. 제가 대중을 이해시킬 만한 능력이 있는지에 관해서도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것에 동의해요. 작가로서 저는 관람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방식이 모호하고, 힘들게 받아지기를 원합니다. 설령 그 요소들이 익숙하고 개인적일지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사람들을 궁금하게 하는 다중적인 면이 있기를 바라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 2011년 조각 작품인 Wild in Aspen의 경우, 스티머와 스펀지, 옷걸이를 혼합해서 만든 작품인데요. 이런맥락에서 관람객이 이 작품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것입니다. 상투적인 얘기이지만, 여기에는 관습 너머의 또 다른 차원과 사고의 수준으로 우리를 이끈다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The January-February issue of Flash Art International premieres a new project called Flash Art Asia. A “magazine within the magazine,” Flash Art Asia includes: Asia at a Glance, a survey including a selection of the major art institutions, collectors, curators, biennales and galleries in the region conducted by Giancarlo Politi and Lucy Rees; Prague Biennale 5 co-curator Kanchi Mehta interviews Indian artist T.V. Santhosh about the influence of cinema and philosophy in his practice; Heidi Zuckermann Jacobson interviews Korean artist Haegue Yang in light of her recent exhibition at the Aspen Art Museum; following their trip together to Korea Flash Art US editor Nicola Trezzi interviews Korean-born New York-based artist Ik-Joong Kang. Artist and writer Blake Carter speaks to Chinese artist Zhang Yu about the development of his practice and his “Fingerprint series”; and in her text The Sultans of Indonesian Art writer Christine Cocca explores the modus operandi of seven artists based in Yogyakarta.

* Flash Art, January-February 2012, An Excerpt from an Interview with Haegue Yang by Heidi Zuckerman Jacobson
Heidi Zuckerman Jacobson: Tell me about the title of your exhibition here at the Aspen Art Museum.

Haegue Yang: The title “The Art and Technique of Folding the Land,” is a translation of a Korean word I had in mind. It refers to a very specific technique for moving through the world. For example, as described in Taoism, you jump from mountain peak to mountain peak by folding the land. I found this and many other techniques described in ancient Taoism interesting because they are mystical and spiritual but at the same time, similar to what we do or try to do with modern technology to overcome the distance between places and people. I’m an artist who travels a lot, and I think about sentiment and identity develops from this. It is being alone but thinking about the relationship to oneself at the same time. This happens while moving around with exhibition schedules. I like to see these mundane aspects of contemporary life in a Taoist way.

HZJ: One thing that happens in your work is the creation of a poetics of the mundane. So a lot of your materials are objects that you find in a supermarket or an electronics store, but you add something, like knitting for example. Taking things that are everyday objects and changing them in these little ways, is maybe what lends the insight.

HY: I call the process “domestification”, which is happening both to the materials and objects as well as to me. Primarily, I think I want to be domesticized in a unique way, since I am often in the position of observer or visitor. When that happens, I am changed by thoughts and emotions, I feel like I’m domesticized in that place, by that person, or by the very moment of an event or encounter.

HZJ: For me it’s a very hopeful notion that there can be something greater than that which we think we’re doing. If we can see in the things that we have to do every day – whether it’s cleaning or any kind of repetitive activity – something more than it is, connect it to something that has value beyond the immediate, then I think that’s a very hopeful idea.

HY: I am a strange optimist in the sense that most of the time I’m complaining. It almost sounds perverse, someone who invites pain and discomfort but at the same time is an optimist. I really do believe that there is nobility in the recognition and endurance of difficulty. With sufficient energy and capacity, we can interpret the difficult, painful, and exhausting as noble and dignified. Also, we all know that people are not always or immediately understood, so some sort of tolerance is always needed, which is a socially engaged idea, whereas endurance is less socially concerned. I wish I could start with the former, yet eventually reach the latter, which is more absolute than relative.

HZJ: I think the question of how we are understood is really interesting, and particularly with your work, because when you look at it, there are elements that are very familiar. So there is a place for the viewer to ground him or herself with comfort or knowledge. They recognize a vegetable steamer or a piece of wood or some spam or some knitting. To be known beyond the immediately knowable is a very difficult and profound life question. If we’re honest with ourselves, we all seek to be truly understood, to be truly known.

HY: That’s tough to accept but it’s very true, and I agree that it’s difficult to decide whether I have an ability to convince the public to think in a certain way. As an artist you attempt to communicate with your audience. I hope that the way I work is ambiguous and demanding enough that, even if elements of it are familiar, or even intimate, there is a hybrid quality that makes people question. So in the group of sculptures Wild in Aspen (2011), for example, a steamer plus a washing sponge plus a clothing rack is something questionable. There is some kind of plus/minus that brings us – it sounds almost cliché – to a different dimension and level of thinking that goes a little bit beyond what we call conventi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