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Same | KUKJE GALLERY
May 14, 1999 - Jun 10, 1999
K1
Seoul
INTRODUCTION
Creating Meaning in the Gap Between Objects and Words : The Works of Moon Beom In contrast to their surface clarity, the works of Moon Beom need to be understood in a larger and more complex framework than their simplicity might imply. His artwork represents the compression of what could be called the two pillars of 20th Century art : abstraction and conceptualism. Through the artist's sensitive rendering, the works, which simultaneously borrow from the western modern art discourse as well as reflect on it, manage to capture ideas dancing on the razor's edge between meaning and meaninglessness. Consequently, his work rejects the re-presentation of previously concocted answers. Actually, in regards to art, the mythology of representation has had quite a tenacious hold. Standing nearly one century after the abstract revolution, most viewers still expect that an artwork will be the expression or interpretation of a real object and at the very least, desire a distilled narrative in their art. 20th Century artists, however, have recognized the independent existence of the artwork itself and have taken as their role its articulation through unending and multitudinous experimentation. Moon Beom is an artist, who more than any other, has sharply rendered this contemporary art discourse into his practice. His work does not take a pre-determind conclusion as its destination, but rather pursues the wide range of causality and the chaotic indecision of the creative process itself, of which it might be said that the artworks are merely remnants. This artist's 'remnants' then, leave open a large spectrum of interpretation, and his working vocabulary, defies the pinpoint accuracy of his viewers' description. Through the tension that develops between the visual lucidity and the interpretive variety, he reveals the basic nature of modern art and its concerns and contemplations, while also inculcating the viewing audience into the experience of indeterminacy. Here, paradoxically, in the struggle that occurs between the object and the meaning, is the unseen energy of his works and the root of the viewers' fascination. Recently, the artist has concentrated on paintings with strong gestures that suggest East Asian traditional watercolors and on monochromatic works produced with automotive paints. Either placing wholly unrelated metal objets on the surface of his monochromatic paintings, or painting over quotidian household objects in a monochrome, or even with his most recent paintings, he has maintained a consistent relationship between his artworks and the act of artistry. That is, the creation the 'distance' for his independent artworks and a simultaneous 'intervention'. Through his 'distance creation' and 'meddling action,' the artist takes fantasy and reality, pop and minimalism, modernity and tradition, past and present, objects and artworks and all such relationships and ingeniously transcends their distinctions. In this wqy, his five-sided paintings serve to explode the predisposition for a one-dimenstional reading of paingings with their geometric structure, which suggests the "objectification" of minimalist sculpture. Simultaneously, however, the painting surfaces, with their strong emotional gestures and bountiful quality, give the viewer the impression of an illusion. Here, the clash produced by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non-representational minimal sculptural skeleton and the poetic and lavish surfaces offers a new vocabulary for the artwork, which was created between the artist and object. For example, if Eaxt Asian watercolors are something that exists within our culture's tradition, they are an original archetype that was fused into our aesthetic and our culture before the import of western art. In that respect, they have an 'ideological' value beyond that of just scenic images. Automotive paints are pigments produced to protect cars, which could be seen to be the spokesmen for our age of speed and consumerism, and as such, symbolize the common-sense functionality of color. Here, the East Asian watercolors connoted by the 'non-material' images, or the automotive paints, which suggest 'materialistic' motifs owe a debt to Pop Art-like interpretation. His most recent artworks, which utilize these devices, are distinct from representational painting, and can be read as 'some form of object'(not strictly sculpture), as well as 'conceptual art,' as in the surfaces of abstract art. Thus, in the way that he invests his abstract patterns and geometric structures with an expanded discourse and sociological significance, we can tentatively classify his work in the line of the Noe-Geo movement. In other words, in the way that his work utilizes Modernist methods of expression to surpass the meanings and values of the Modernists, we might say that he is pronouncing the Post Modernist viewpoint. By stripping away the surfaces of Moon Beom's work. which seem at times passionate and at times hard and cold, we can discover how earnestly the artist has placed himself in the swift current of our age and has continually tried to question and challenge himself, His introspection is transmitted to us through his mode of artistic conversation, which is simultaneously frank and not, straightforward, yet elusive, An artist desires that his work also speak a meta-language in regards to the meaning and existence of Art in his age. The viewer, who has been easily lured into Moon's oeuvre by the stirring and beautiful 'seeming' surfaces of his artwork, is thereafter slowly prepared for the experience of the artist' s conceptual and acute ideas, which are spoken through his work. In these times, when we are swiftly moving from a materialistic industrial society to a supra-materialistec information society. Moon Beom is very slowly, yet quite tenaciously, making an excavation of the strength of art produced in the gap between artistry and matter, and its various meanings and processe.
Director of Kukje Gallery Park Kyung-mee
사물과 언어 사이에서 의미화하기: 문범의 작품세계 명료한 외관을 갖는 문범의 작업에서 읽혀져야 하는 의미의 부피는 작품의 단순한 표면과는 달리 매우 중층적이다. 그의 작품은 20세기 미술의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을 추상과 개념미술의 다양한 역사를 응축해서 보여준다. 서구 현대미술 담론의 차용과 그것에 대한 비틀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작가의 예민한 개입을 통해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위에서 흔들리고 있는 틈새적 가치들을 포착하려 한다. 따라서 그이 작업은 이미 주어진 해답을 옮겨놓은 재현의 작업이기를 거부한다. 사실 미술품에 있어서 재현성의 신화는 매우 끈질긴 듯하다. 추상의 탄생이 한 세기를 넘기게 되는 이 시점에서도 대부분의 관객은 아직도 미술 작품이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에 대한 설명이자 표현이기를 기대하며 최소한 어떤 서술적 내용을 함축한 것이기를 원한다. 그러나 20세기의 미술가들은 미술품 자체의 자율적 존재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것에 개입하는 방식에의 탐구를 예술가의 새로운 역할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다양하고 끊임없는 실험을 계속해 왔다. 문범은 이러한 시대적 예술 담론을 누구보다도 첨예하게 수용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겨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미리 예정된 결론에 도달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 폭 넓은 사유와 혼돈스런 흔들림의 과정 그 자체에 대한 추구이며 가시적으로 남게되는 작품들은 그러한 프로세스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예술적 결과물 앞에 해석은 넒게 열려있으며 그의 언어는 언제나 칼날처럼 또렷한 결론 한 끝으로부터 약간 비껴선 위치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시각적 명쾌함과 의미의 다양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을 통해 현대 미술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사색을 드러내면서 관객을 그러한 불확정성의 체험에 동참시켜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사유와 사물, 그 양자간에 벌어지는 의미화의 줄다리기 과정은 역설적으로 그의 작업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이자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의 근원이 된다. 작가는 최근 동양의 관념산수화를 연상시키는 제스츄어 강한 표면의 회화와 자동차 도료를 사용한 단단한 표면의 단색화에 몰두하고 있다. 재료의 물성을 드러내는 단색화의 표면에 그것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금속 오브제를 결합한다거나 일상의 기물들을 단색조로 덮어버리는 작업 행위로부터 최근 시도하고 있는 회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신의 작품과 예술행위의 관계에 대해 항상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것은 독립된 자신의 작품으로부터 '거리'를 만들면서 동시에 '간섭'하는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거리두기'와 '간섭행위'를 통해 환상과 실재, 팝과 미니멀, 모더니티와 전통, 과거와 현재, 사물과 예술품 사이의 모든 구분과 경계를 교묘히 넘나든다. 회화의 정면 읽기라는 선입견을 깨어버리는 그의 오면회화(five-sided painting)는 단단한 기하학적 구조를 갖는 미니멀 조각을 닮은 까닭에 매우 '사물화' 되어 보이지만 동시에 감흥적 제스츄어나 풍부한 질감으로 메워진 회화적 표면으로 인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어떤 일루젼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 비 재현적 미니멀 부조의 골격과 서정적이고 화려한 표면의 결합이 빚어내는 충돌적 관계는 작가사이에서 생성된 작품을 새로운 언어로 의미화 시킨다. 예를 들어, 관념산수화가 우리문화의 전통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서구 미술이 유입되기 이전 이미 우리의 정서와 문화 속에 용해되어 있던 하나의 원형이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단순한 풍경적 '이미지' 를 넘어선 '개념적' 가치가 된다. 자동차 도료는 속도와 소비의 시대인 오늘날을 대변하는 가장 보편적인 도구라 할 수 있는 자동차의 표면을 보호처리하기 위해 생산된 질료로서 채색이라는 장식적 기능성을 동반한다. 여기서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비 물질적' 이미지나 자동차 도료같은 '물질적' 모티브는 양자 모두 팝(pop)적 의미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차용한 그의 최근 작품은 재현적 회화와는 구분되는, 그러나 조각도 아닌 '어떤 사물' 이자 추상성의 표면을 빌은 '개념 작업'으로 읽혀지게 된다. 즉 추상적 패턴과 기하학적 구조에 보다 확장된 담론과 사회학적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네오-지오(Neo-Geo)계열로의 조심스런 범주화가 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그의 작업은 모더니스트적 표현 방식을 통해 모더니스트적 의미와 가치를 넘어서고자 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모더니스트의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때로는 열정적이며 때로는 단단하고 차가워 보이는 문범의 작업의 껍질을 벗겨냄으로써 우리는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자신을 시대의 흐름위에 올려 놓고 작가로서의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증하고자 해왔는가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직설적이면서도 직설적이지 않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지만 바로 그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만의 대화 방식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이 시대의 미술이 갖는 의미와 존재방식을 다루는 메타언어이기를 원하며, 감흥적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그의 작품 표면에 쉽게 이끌려버린 관객은 그 후 서서히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작가의 그러한 작업 논리와 예민한 감성의 영역을 함께 체험할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물질적 산업 사회로부터 탈물질의 정보화 사회로의 전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문범은 아주 느리게 그러나 매우 집요하게 예술행위와 물성 사이에 놓여지는 작품의 힘과 그것의 다양한 의미화 과정에 대한 천착을 그렇게 계속하고 있다.
Director of Kukje Gallery Park Kyung-mee
사물과 언어 사이에서 의미화하기: 문범의 작품세계 명료한 외관을 갖는 문범의 작업에서 읽혀져야 하는 의미의 부피는 작품의 단순한 표면과는 달리 매우 중층적이다. 그의 작품은 20세기 미술의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을 추상과 개념미술의 다양한 역사를 응축해서 보여준다. 서구 현대미술 담론의 차용과 그것에 대한 비틀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작가의 예민한 개입을 통해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위에서 흔들리고 있는 틈새적 가치들을 포착하려 한다. 따라서 그이 작업은 이미 주어진 해답을 옮겨놓은 재현의 작업이기를 거부한다. 사실 미술품에 있어서 재현성의 신화는 매우 끈질긴 듯하다. 추상의 탄생이 한 세기를 넘기게 되는 이 시점에서도 대부분의 관객은 아직도 미술 작품이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에 대한 설명이자 표현이기를 기대하며 최소한 어떤 서술적 내용을 함축한 것이기를 원한다. 그러나 20세기의 미술가들은 미술품 자체의 자율적 존재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것에 개입하는 방식에의 탐구를 예술가의 새로운 역할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다양하고 끊임없는 실험을 계속해 왔다. 문범은 이러한 시대적 예술 담론을 누구보다도 첨예하게 수용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겨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미리 예정된 결론에 도달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 폭 넓은 사유와 혼돈스런 흔들림의 과정 그 자체에 대한 추구이며 가시적으로 남게되는 작품들은 그러한 프로세스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예술적 결과물 앞에 해석은 넒게 열려있으며 그의 언어는 언제나 칼날처럼 또렷한 결론 한 끝으로부터 약간 비껴선 위치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시각적 명쾌함과 의미의 다양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을 통해 현대 미술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사색을 드러내면서 관객을 그러한 불확정성의 체험에 동참시켜 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사유와 사물, 그 양자간에 벌어지는 의미화의 줄다리기 과정은 역설적으로 그의 작업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이자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의 근원이 된다. 작가는 최근 동양의 관념산수화를 연상시키는 제스츄어 강한 표면의 회화와 자동차 도료를 사용한 단단한 표면의 단색화에 몰두하고 있다. 재료의 물성을 드러내는 단색화의 표면에 그것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금속 오브제를 결합한다거나 일상의 기물들을 단색조로 덮어버리는 작업 행위로부터 최근 시도하고 있는 회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신의 작품과 예술행위의 관계에 대해 항상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것은 독립된 자신의 작품으로부터 '거리'를 만들면서 동시에 '간섭'하는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거리두기'와 '간섭행위'를 통해 환상과 실재, 팝과 미니멀, 모더니티와 전통, 과거와 현재, 사물과 예술품 사이의 모든 구분과 경계를 교묘히 넘나든다. 회화의 정면 읽기라는 선입견을 깨어버리는 그의 오면회화(five-sided painting)는 단단한 기하학적 구조를 갖는 미니멀 조각을 닮은 까닭에 매우 '사물화' 되어 보이지만 동시에 감흥적 제스츄어나 풍부한 질감으로 메워진 회화적 표면으로 인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어떤 일루젼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 비 재현적 미니멀 부조의 골격과 서정적이고 화려한 표면의 결합이 빚어내는 충돌적 관계는 작가사이에서 생성된 작품을 새로운 언어로 의미화 시킨다. 예를 들어, 관념산수화가 우리문화의 전통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서구 미술이 유입되기 이전 이미 우리의 정서와 문화 속에 용해되어 있던 하나의 원형이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단순한 풍경적 '이미지' 를 넘어선 '개념적' 가치가 된다. 자동차 도료는 속도와 소비의 시대인 오늘날을 대변하는 가장 보편적인 도구라 할 수 있는 자동차의 표면을 보호처리하기 위해 생산된 질료로서 채색이라는 장식적 기능성을 동반한다. 여기서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비 물질적' 이미지나 자동차 도료같은 '물질적' 모티브는 양자 모두 팝(pop)적 의미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차용한 그의 최근 작품은 재현적 회화와는 구분되는, 그러나 조각도 아닌 '어떤 사물' 이자 추상성의 표면을 빌은 '개념 작업'으로 읽혀지게 된다. 즉 추상적 패턴과 기하학적 구조에 보다 확장된 담론과 사회학적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네오-지오(Neo-Geo)계열로의 조심스런 범주화가 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그의 작업은 모더니스트적 표현 방식을 통해 모더니스트적 의미와 가치를 넘어서고자 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모더니스트의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때로는 열정적이며 때로는 단단하고 차가워 보이는 문범의 작업의 껍질을 벗겨냄으로써 우리는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자신을 시대의 흐름위에 올려 놓고 작가로서의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증하고자 해왔는가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직설적이면서도 직설적이지 않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지만 바로 그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만의 대화 방식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이 시대의 미술이 갖는 의미와 존재방식을 다루는 메타언어이기를 원하며, 감흥적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그의 작품 표면에 쉽게 이끌려버린 관객은 그 후 서서히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작가의 그러한 작업 논리와 예민한 감성의 영역을 함께 체험할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물질적 산업 사회로부터 탈물질의 정보화 사회로의 전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문범은 아주 느리게 그러나 매우 집요하게 예술행위와 물성 사이에 놓여지는 작품의 힘과 그것의 다양한 의미화 과정에 대한 천착을 그렇게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