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N KWANG YOUNG
Mar 26, 2002 - Apr 27, 2002
K1 Seoul


INTRODUCTION

Began in the mid-1990s, the series titled Aggregation breaks away from the conventions of brush, paints and canvas, and the painted picture surface--Chun's paintings consist of picture frames that are assembled with innumerable pieces of triangular shaped units. Inspired by childhood memories of medicine packages that were wrapped with paper and hung from the ceiling of the family run pharmacy, this tradition reappears in Chun's paintings that recycle printed pages from old books to wrap tiny stereo-foam triangle pieces which are again tied with rice paper strings and tightly packed into the picture frame.
The pieces are aggregated according to a grand scheme to produce highly textured areas proliferating with jutting protrusions that graduate into smooth and level surfaces.
Chun's new Aggregation series at Kukje Gallery explore a range of irregular shapes that render his paintings more like sculptural objects. The bulging curves and sharp angles of the painting frames, induced by the internal compositional logic, render the work with exciting sense of movement and energy. Chun has also introduced a traditional palette into his previous lyblack and white monochrome paintings. The color is not applied onto the surface, but each unit is separately dyed and thus color is imbedded into the depths of the painting. The use of traditional Korean dyes range from deep indigo and crimson to subtle celadon tints and pale fuchsia.
Chun Kwang-Young is orchestrating thousands of units to produce variations of surface texture, pictorial composition and color. Imbued with Korean tradition and nostalgia, Chun Kwang-Young's highly original work is yet compelling to the international audience as it provides an alternative to existing painting, and the artist's venture into dynamic shapes and color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demonstrates the many variables and potential of Chun Kwang-Young's unique painting method.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전광영의 Aggregation(집합)연작의 회화는 붓과 물감으로 그린 페인팅이 아닌, 작가의 독창적인 제작 방식에 의해 구축되고 조합되는 회화이다. 한방 천장에 가득 매달린 약재 종이 봉지에 대한 유년기의 기억에서 영감을 받은 전광영의 작업은 고서를 재활용하여 활자가 인쇄된 한지를 작은 삼각 모형으로 싸고 이를 다시 한지 끈으로 묶은 다음, 수 천 개를 화면 틀 속에 차곡차곡 부착한다.
이 작은 개체들은 서로 맞물리고 포개지면서 하나의 거대한 얼개를 형성하듯 앞으로 돌출되는 부분과 화면으로 묻히면서 평면으로 마무리되는 면이 어우러져 탄력 있는 화면을 구성한다. 전광영의 회화는 한지 재료가 갖는 독특한 질감과 전통에 대한 향수, 돌출된 화면의 변화무쌍한 구성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화면상의 표현을 이룬다.
국제갤러리에서 처음 발표하는 작가의 근작은 사각의 캔버스 형태를 탈피하여 부채꼴이나 사다리꼴 모양 등 유연한 곡선미와 예리한 대각선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변화는 화면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성의 논리, 즉 그림의 틀 안에서 나타나는 역동적인 구성을 반영하는 구조체이다.
규범적인 사각의 틀에 갇혀 있는 그림이 아니라 화면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리듬에 의해 그림의 외곽이 결정되는 유동적인 조형 원리를 작가는 도입하고 있다.
Aggregation전에서 갤러리의 흰 전시벽면은 감청색, 쪽빛, 비색, 치자빛 등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색으로 온통 물들여진다. 작가는 한 화면에 수 천 개에 달하는 한지 조각들을 일일이 전통 염료를 사용하여 모두 염색하였다. 전국을 다니며 전통 염료와 염색 기법을 공부하고 숱한 시행착오 끝에 작가는 그의 한지 회화에 전통 색채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것이다.
다양한 농도와 채도가 한 화면에 섬세하게 배합되어 있는 Aggregation 작품들은 가까이서 관찰하면 놀라운 색채와 디테일의 미묘한 변화를 볼 수 있는가 하면, 먼 발치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자태를 갖추어 마치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늦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감나무에 달린 담홍색의 까치밥, 청아하고 은은한 고려청자, 시원하고 부드러운 봄바람과도 닮고 검푸른 고요한 바다와도 흡사한 빛깔들은 무척이나 우리의 자연을 닮아 친근하고도 서정적인 미를 재현한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감각에 부응하는 전광영의 독창적인 작업이 다양한 전통 색채와 과감한 형태의 변형을 성공적으로 수용하면서 그의 Aggregation연작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